2) 현생인류가 아프리카를 넘어서다.
현생인류는 어떻게 언제쯤 아프리카를 넘어서서 아시아, 유럽,오스트레일리아 등지로 퍼져갔는가? 아프리카에서 유라시아대륙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여러 경로가 있겠다. 먼저 동아프리카에서 사하라사막을 넘어 모로코로 가서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가는 방법과 튀니지에서 시칠리아를 거쳐 이탈리아에 이르는 방법이 있다. 또 이집트에서 시나이반도를 거쳐 레반트로 진출하거나, 에리트레아에서 바브엘만데브를 거쳐 홍해의 남쪽 끝으로 들어가는 경로도 있다.36
현생인류가 열대 아프리카를 벗어나는 시기는 대체적으로 10만 년 전부터인데 그 즈음에는 이미 해부학적인 현대인이 근동에 살았다는 유적이 있다. 현생인류가 아프리카에서 지중해분지로 넘어가는 것을 가로막은 큰 장애물은 사하라사막 이다. 북쪽에서 발달한 혹한의 빙하기 환경이 10만 년 전 이전부터 약 4만 년 전까지 사하라사막을 춥고 건조하게 만들었다. 동아프리카와 지중해 사이의 땅은 그 이전 오랫동안 사냥감 동물 떼가 흩어져 살고 개활지 초목이 자라고 있어 이동이 가능하였다. 나일강 유역은 건조한 시기에도 사람이 항상 살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므로 가족규모의 현생인류는 10만 년 전에도 사냥과 채집을 하면서 사하라를 가로질러 나일강유역과 서남아시아로 갈수가 있었을 것이다. 이 무리들 중 일부가 사막 중심부로부터 북쪽을 향해 지중해지역으로 이어지는 옛날에 존재했던 물길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했을 것이다.
10만 년 전 이전의 레반트지역 환경은 동북 아프리카와 유사한 기후지대를 형성하고 있어 동물이나 현생인류가 이동하는데 큰 무리가 없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소수의 현생인류가 9만 5천 년 전이면 근동에 이주하였는데 이는 이스라엘의 카프제동굴과 에스-스쿨동굴에서 출토된 10여 개체의 인류화석이 우리들에게 알려주고 있다.37
최근 <네이처 생태진화>에 휴그로컷 독일 막스 플랑크 인류사과학연구소 고고학과 교수팀이 사우디아라비아 북서부 알우스타 사막에서 발견된 손가락뼈 연대를 방사선동위원소로 재 측정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현생인류는 이스라엘과 레바논 등 지중해 동부를 의미하는 레반트지역까지는 쉽게 진출했다. 이 지역에서 발견된 일부화석은 약 18만 년 전까지 연대가 올라가 최소 이 시기에는 아프리카 밖으로 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대부분은 더 이상 아시아로 확산되지 못한 채 사라졌다. 그동안 인류학자들은 현생인류가 약 6만 년 전 다시 아프리카 밖으로 진출한 다른 인류의 후손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최근 이를 부인하는 인류화석이 아시아 곳곳에서 발견되기 시작했다. 2015년에는 중국남부에서 연대가 8만년 이상 올라가는 치아화석이, 2017년에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에서 7만 3천 년 전 화석이 각각 발견됐다. 이에 따라 인류가 아프리카를 벗어나 아시아로 확산한 시점도 6만 년 전보다 훨씬 빨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인류가 아프리카를 벗어난 제 2의 경로도 새롭게 제기됐다. 기존에 알려져 있던 레반트지역을 통한 이주 외에, 아라비아반도 남부의 홍해를 건너갔을 가능성이다. 또 고기후연구를 통해 당시 알우스타 지역이 사막이 아니라 초원이었음이 밝혀져, 당시 현생인류가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휴그로컷 교수는 ‘인류는 레반트지역뿐만 아니라 서남아시아의 다양한 지역에도 진출할 능력이 있었다.’고 주장했다.38
또 다른 내용으로 <사이언스>에 이스라엘 텔아비브대의 이스라엘 헤르시코비츠가 이끈 국제공동연구팀은 이스라엘 동굴에서 가장 오래된 호모사피엔스 화석을 발견했다. 이 연구팀의 미국 빙햄턴 뉴욕주립대 롤프 교수는 ‘‘미슬리아 화석은 경이로운 발견이다. 이는 우리조상이 아프리카를 처음 떠난 때가 훨씬 더 이른 시기라는 것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이다. 또한 호모사피엔스가 다른 고대 인류와 훨씬 오랫동안 공존을 했으며 문화와 생물학적 교류를 할 기회를 많이 가졌을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화석은 위턱뼈로, 이스라엘 카멜산에 있는 미슬리야 동굴에서 발견됐다. 연구팀이 연대 측정한 결과 턱뼈는 17만 5천~20만 년 전 것으로 추정됐다. 이런 추정은 호모사피엔스의 탈 아프리카 이동을 수만 년 앞당기는 것이다.39
현생인류는 기존에 알려졌던 것보다 훨씬 빠른 약 20만 년 전부터 산발적으로 아프리카를 떠나 중동지역에 흔적을 남겼던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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